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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직업의 빛과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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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上天下唯我獨 작성일04-05-09 12:32 조회3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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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들이 말하는 “내 직업의 빛과 그늘” 미디어다음 / 김진경 기자, 사진=김준진 기자 사회복지사 자격증 발급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 따르면 2004년 5월 현재 사회복지사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1, 2, 3급 포함)을 가진 사람은 8만 5,000명이다. 서울 93개 종합사회복지관을 포함해 전국 350여개 복지관에서 활동하는 사회복지사는 2만 5,000명선. 이 밖에 국가의 공적인 부조를 담당키 위한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에서부터 시설, 상담, 의료 분야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이 있다. 해마다 대학교와 대학원 전공, 부전공자 등 1만 여명의 새로운 사회복지사가 배출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전공을 살려 사회복지분야로 직접 진출하는 사람은 10% 남짓. 일자리가 부족한 탓도 있지만, 그 보다 큰 이유는 사회복지사의 처우가 고달프기 때문이다. “덜 갖고, 더 많이 존재하라”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것이 복지사들이다. 이들은 사회가 시들고 병들지 않도록 하는 ‘영양제’이다. 취재 중 만난 대부분의 사회복지사들은 “우리 직업은 돈이나 명예를 대가로 버티기에는 힘든 곳”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들은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헌신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바로 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죠. 그 이상의 보상은 없습니다” 사회복지사 김수정(36) 씨는 동료들 사이에서 “사회복지계에서 순직할 사람”이라는 얘기를 들을만큼 사회복지사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다 사회복지학과에 편입해 사회복지사가 됐다. 지금은 대학원을 다니며 고아원 원장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회복지사들이 번아웃(burn out) 된다는 얘기를 많이 해요. 의욕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결국 소진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저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갖고 있다면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덜 갖고 더 많이 존재하라는 말을 좋아하는데요. 사회복지사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빛 그 자체’입니다.” 간사랑동우회 총무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윤구현(31) 씨도 “사회복지사는 천직”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보람을 갖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이 아닐까 싶다”며 활짝 웃는다. 4년 경력의 사회복지사 김창준(31) 씨도 “일반 기업에 들어간 친구들과 자신은 ‘기본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며 “연봉 등 근로조건이 더 좋은 일반기업으로 전직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동료들을 볼 때 한편으로는 뿌듯하다”고 말한다. 사회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들에게 희망이 빛을 주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살아가는 그들에게도 드러내 놓고 말하지 못하는 사정은 있다. 저임금과 장시간 근로, 그리고 행정적 업무처리 등의 잡무에 대한 불만이 그것이다. 사회복지사 평균임금 4인 가족 최저생계비와 비슷 복지사 10년차 ‘부장’의 월급명세서. 복지관 여건이 좋지 않거나 부장 직함이 없을 경우 저보다 낮은 금액을 받는 것이 대부분이다. 송파종합복지관 이영중 관장은 “사회복지관은 우리 사회 복지제도의 저변을 이루고 있는 버팀목으로 지역사회 단위에서 최저 사회 안전망 노릇을 하고 있다”며 “정부의 지원부족은 늘 복지사업을 하는데 한계를 느끼게 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서울시 사회복지관협회가 ‘정부보조금 현실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행동에 들어간 것은 이런 현실 때문이다. 물론 사회복지관 운영경비에 대한 정부 지원금 확대 문제에 대해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복지관 운영비를 100% 정부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과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사회복지관 운영비 전액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복지 업무는 공공에서 담당해야 할 업무인데, 이를 민간에 대행시킨 것이다. 따라서 대행 업무에 소요되는 비용은 전액 지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복지관을 운영하는 법인들은 사회복지사업 수행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므로 일정 부분 비용을 스스로 분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중앙대 부설 종합사회복지관 김학근 부장은 “사업을 하고 싶어도 비용 때문에 망설이며, 후원을 어떻게 받아 올까 하는 것이 사회복지사들의 가장 큰 고민”이라며 “유료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열악한 재정상태는 복지 서비스의 질적 저하와 함께 복지업무 종사자에 대한 낮은 처우와도 직결된다. 지난해 정부 보조금 현실화 투쟁의 결과로 보조금이 올라 연봉이 인상됐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서울이 조금 나은 편이고, 지방의 소규모 복지관의 경우는 훨씬 더 열악한 현실이다. 사회복지사에게 가장 힘든 것 중 하나는 경력이 쌓여도 크게 오르지 않는 연봉이다. 초봉이 적은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은 일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10년째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강남종합복지관 여지숙 가족복지과장의 사정도 마찬가지이다. 여씨는 “연봉이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에 비하면 굉장히 낮다는 사실에 의기소침할 때가 있다”며 “연봉이 높은 기업은 초봉이 3000만원 정도 되는 곳도 있지만 사회복지사는 10년이 지나도 2000만원대 초반 정도”라고 말했다. 송파종합복지관에 근무하는 최정욱 과장은 “돈을 보고 일하기에는 사회복지사로 일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전주의 한 복지관에 근무하는 한정민(가명,40)씨는 “관장님을 포함해 직원이 4명의 전체 월급여 예산은 230만원"이라며 "대학원을 나온 사회복지사가 3명이나 있는데, 열악한 조건 때문에 2~3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그만 두고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근로자로서 당연히 지급받아야 하는 각종 수당에 대한 지급기준도 모호해 야근수당, 휴일근무수당 등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 채 봉사와 헌신만을 강요 당하고 있다. 사회복지계에서는 사회복지사끼리 결혼하면 예비 수급자가 나온다는 씁쓸한 농담이 나오는가 하면, ‘맞벌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한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허덕이는 사회복지사들의 이직률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이 발표한 ‘사회복지시설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복지사들의 평균 연봉은 1,492만원으로 올해 정부가 책정한 4인 가족 기준 최저생계비 1,266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 유료 프로그램 운영, 행정업무에 많은 시간 빼앗겨 어린이날 행사에서 솜사탕을 만들고 있는 복지사 과중한 업무 또한 사회복지사들이 처한 현실이다. ‘사회복지시설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복지시설 종사자들은 1주일 평균 60.2시간을 일해 근로기준법상 법정노동 시간인 주당 44시간을 16시간 이상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27%는 주당 8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사의 업무가 과중한 데에는 복지 관련 일 뿐 아니라 복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잡무가 많은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김창준 사회복지사는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 작성해야 하는 문서가 너무 많다”며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작성해야 하는 서류가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사회복지사들이 복지 대상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외치면서 정작 자신의 삶과 가정의 복지를 책임질 수 없다면 앞뒤가 안 맞는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명감을 갖고 복지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을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음지에서 일하는 천사’라고 치켜 세우기 전에 그들이 보다 양질의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국가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복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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